다음으로 프로젝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최대한 빨리 생활비 1년치를 저축해야 합니다. 금액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 경우에는 1,000만 원, 자취를 할 경우에는 2,000만 원을 먼저 모을 것을 추천합니다.
빠르게 저축할 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프리랜서의 수입이 매우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수입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번역 외에도 글쓰기와 컨설팅 업무를 병행하고 있기에 순수 번역 수입은 아닙니다.)
- 연수입이 2,000만 원대였던 해: 최고 월수입은 460만 원, 최저 월수입은 6만 원
- 연수입이 4,000만 원대였던 해: 최고 월수입은 640만 원, 월수입이 100만 원대였던 기간은 3개월
- 연수입이 8,000만 원대였던 해: 최고 월수입은 1100만 원, 최저 월수입은 370만 원 (730만 원 차이)
프로젝트가 갑자기 몰리거나 정산이 지연되는 경우 수입이 갑자기 넘치거나 아예 말라버릴 수 있습니다. 저도 평균적인 월수입을 예상하고 지출을 했다가 한 달 동안 일이 전혀 없어 고생한 기억이 있네요.
따라서 초반에는 일이 없어 수입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저축에 집중해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많지 않아 수입이 적다면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부업 등으로 수입을 충당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미 따로 하는 일이 있다면 저축액이 모이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축이 필요한 이유는 불안정한 수입에 대처하기 위함뿐만 아니라 번역가로서 실력을 쌓고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번역 소프트웨어, 컴퓨터, 모니터 등 구매해야 할 물품도 있고, 외국어와 한국어 실력과 전문 분야 지식을 쌓는 데도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특히 수입을 높이려면 높은 단가를 제시하는 에이전시나 클라이언트를 찾아야 하는데, 이런 클라이언트를 찾기는 쉽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수입이 들어올 만큼 충분히 확보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때 저축액이 충분하지 않다면 돈이 없음 > 일단 단가가 낮은 프로젝트를 진행함 >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없고, 단가가 낮아 저축이 되지 않음 > 다시 일단 단가가 낮은 프로젝트를 진행함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고, 수입이 예상보다 적은 달에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당장 몇 개월의 수입을 걱정해야 한다면 프리랜서 번역가로서의 불안감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번역 실력을 높이고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먼저 저축액을 확보할 것을 추천합니다. |